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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1.5개의 수술" 갈림길에 선 '코리안 몬스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야구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류현진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수술대에 올랐다. 왼 팔뚝 염증 문제로 지난 3일 부상자명단(IL)에 오른 그는 2015년 자신의 어깨 수술을 집도했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상태를 체크했다. 이후 고심 끝에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결정했다. 1974년 시작된 토미존 서저리는 수술 후 복귀까지 1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공백기가 짧지 않지만, 예후가 나쁘지 않은 수술 중 하나다. 손상된 인대를 건강한 인대로 대체하는 만큼 수술 후 구속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라는 게 변수다. 현지 언론에선 12~18개월의 공백을 예상한다. 키움 히어로즈 수석 팀 닥터 겸 배구 국가대표 팀 닥터인 이상훈 CM 충무병원 원장은 "통계를 보면 토미존 서저리는 하면 할수록 성공률이 떨어진다. 두 번째 수술은 처음 했을 때보다 나이가 들었다는 전제가 깔린다. 수술이 잘 돼도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동산고 2학년 재학 시절인 2004년 첫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1년여의 재활 치료를 마치고 다시 공을 던져 2006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이후 메이저리그(MLB) 진출 꿈까지 이뤘지만, 이번 수술이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상훈 원장은 "근육을 찢고 봉합하면 첫 수술에선 원래의 근육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회복됐던 걸 다시 찢고 꿰매면 (첫 수술과 비교해 회복이) 쉽지 않다"며 "수술 후 아무는 게 핵심이다. 뼈와 인대가 아물고 근육은 근육끼리 아문다. 근데 (나이가 있으면) 그 능력이 이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복귀까지 기간을) 18개월 정도로 보는 게 현실적으로 맞을 거 같다"고 했다. 류현진의 이번 토미존 서저리는 '전면' 재수술에 가깝다.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토미존 서저리에는 리페어(repair)와 리컨스트럭트(reconstruct)가 있다. 리컨스트럭은 인대를 떼어내고 새 인대를 붙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토미존 서저리인데 류현진의 이번 사례"라고 했다. 부상이 경미하면 리페어 수준에서 수술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수술에 대해 '굴곡건 봉합술(flexor tendon repairs)'이라는 표현도 썼다.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현지 보도를 보면) 인대를 새로 붙이고 문제가 생긴 굴곡건을 꿰매는 수술을 함께 한다는 것 같다. 굴곡건을 리페어 할 정도면 상당 부분 파열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토미존에 굴곡건 수술까지 하면 하나의 수술이 아닌 1.5개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최대) 공백기를 18개월로 길게 잡은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다시 오르려면 길고 긴 재활 치료 터널을 지나야 한다. 2020시즌 뒤 은퇴한 백청훈(개명 전 백인식)은 선수 시절 토미존 서저리를 두 번 했다. 청원고 2학년 때인 2004년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던 2015년 팔꿈치에 칼을 댔다. 2004년 류현진과 같은 병원에서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뒤 재활 센터에서 캐치볼을 함께 한 '수술 동기'이기도 하다. 그는 "(두 번째 수술할 때는) 하루가 다르게 아프니까 정말 힘들었다. 경기 중 팔꿈치를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까지 들었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충격도 컸고 회복이 더뎌 심적으로도 지쳤다"고 했다. 관절가동범위(ROM·range of motion)가 잘 나오다가도 훈련 강도를 높이면 통증이 재발했다. 2016년에는 팔꿈치에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수술 후 복귀까지 11개월 정도가 걸렸는데 두 번째는 2년 가까이 걸렸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토론토 장기 계약(4년 총액 8000만 달러·1000억원)은 2023년 끝난다. 만약 복귀까지 18개월이 걸린다면 토론토 유니폼을 다시 입을지 미지수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내년 후반기에나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재 계약이 끝난다면 어느 구단도 류현진에게 다시 장기 계약을 제안하기 힘들 거다. MLB에서 경력을 연장하더라도 1~2년 정도에 그칠 수 있다. 한국에 오느냐 (MLB에서) 명예 회복을 할 것이냐 갈림길에 설 수 있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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